필요한 위로 - 고창범 목사

at 2022-03-21 08:06:10.0 / 1444 조회수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이 있다. “거절의 상처를 치유하시는 하나님” 짧은 소책자인데, 내용은 간단하지 않은 듯 상당한 임펙트가 있다. 우리 모두는 원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이 최소 하나 혹은 두 가지 이상은 있는 것 같다. 그 모습의 뿌리엔 거절(Reject/refuse)의 상처가 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런 상처가 뿌리에 있으면, 그 위에 자라난 나무와 가지들 & 열매들에도 어떤 형태로도 나타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더 읽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묵상 중에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위로가 무엇일까? 
지난 주일 설교 후, 한 주간 줄곧 생각을 거듭해 보았다.

  27세에 결혼을 하고 나보다 똑똑하고 훌륭한 아내와 함께 부부로 살아온 날이 27년이다. 여전히 지난 27년을 돌아보아도 우리 부부는 화성과 금성에서 지구로 이주한 사람처럼 다르다. 이 지구에서 각각 예수님을 만나고 그 크신 은혜 안에 있으니 현재 부부로 서로를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의 관점에서 그렇다.

  서로 다른 우리들의 모습은 냉정하게 돌아보면, 가지고 있는 원래 성품이나 인성 혹은 가치관은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느껴지는 한 가지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가지고 있는 인성의 색깔 또는 말하는 습관을 용납하고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릇이 커진 것이라는 의미이다.

  각자의 행성에서 가지고 온 마음의 그릇을 넓게 펴기 위해선 수많은 충돌과 다툼 & 연단들이 있었다. 그런 인생의 전쟁터에서 서로의 연약함을 보았고,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서로의 수고/고생(hardship/trouble)를 알고 있다. 그리고 주어진 인생과 사역 속에 있는 고통(pain/agony)을 알고 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진짜 필요한 위로는 상대편이 가지고 있는 수고와 고통을 알아주고 인정만 해도 위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해결을 해주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필자도 어떤 때는 말로 설명하거나 행동할 수 없는 수고와 고통이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나를 이해해 주는 아내는 최고의 위로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