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와 목사의 정체성  고창범 목사 

at 2023-06-17 09:46:42.0 / 926 조회수

  필자는 2001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와서, 올 해로 22년차 이민자이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732만명(외국 국적 시민권: 481만명 & 재외국인: 251만명)이 넘는 한인 디아스포라가 있다고 한다. 그 중에 본인을 포함한 우리 가정이 있는 것이다.

  당시 5살 & 3살이었던 두 아들은 장성한 성인으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고, 뉴질랜드에 정착하고, 한국에서 교단 선교사로 파송을 받고, 이민 교회에서 선교사의 정신으로 이민교회의 목회자로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그렇게 14년의 목회를 뒤로 하고, 15년차 목회에 진입하면서 선교사와 목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과 함께 정리가 필요했었다. “나는 선교사인가? 목회자인가?” 무엇이 다른 것일까? 생각의 날개를 펴고 자료도 찾아보고 고민도 해 보았다. 그런 시간이 지난 1월부터 지속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의 날개를 접을 수 있는 해답은 가볍게 만난 선배 목사이자 선교사를 통해서 정리가 되었다.

  그는 1993년 이민와서 뉴질랜드 교민과 교회의 산 증인으로 손색이 없는 분이다. 당시 소수에 불과했던 한인 목사들 중에서 자신은 환태평양 원주민(이방인) 선교로 부름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30년을 롤러코스터와 같은 원주민 사역을 감당했다. 그 사역의 이야기는 “바에니 쑤숭아(거룩한 희생)”라는 책에서 이미 숙지하고 있었던 터라 은혜가 많이 되었다.

  이제 70세가 넘은 그의 고백과 같은 회고가 필자에게 복되었던 것은 성령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CBS ‘새롭게하소서’ 방송을 통해서 널리 알려지기도 한 그의 사역에서, 오늘 현재형 깨달음이 필자의 생각과 정체성에 해맑은 빛을 더해 주었다.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인교회 목회는 사람을 모아서 성도를 양육(성도를 온전케 함)하는 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선교사역은 모아서 가르치고 훈련하여 결국엔 흩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과 영적 기류에서 진실함과 순결함 하지만 단호한 영성이 보이는 듯하다. 실제로 당신이 전도해서 양육하고 훈련한 사역자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역 현장으로 보내면서 수많은 기도를 주님께 드렸다고 한다.

  현재 우리 목회 현장은 얼마나 사람을 많이 모으고 잘 성장과 성숙을 시켜서 교인수가 몇 명인가로 나름의 합리적인 성적표가 매겨진다. 전혀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선교사의 정체성을 가지고 영혼을 구원하여 새 생명을 경험하도록 하고, 양육의 과정에서 희생과 섬김을 가르치고자 한다. 그 속에서 영적 성장과 성숙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 성도들이 가정과 일터 & 사회 곳곳에 파송되는 선교적 목회를 소망 중에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