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보고 달린다 - 고창범목사 .

at 2024-06-14 13:43:18.0 / 399 조회수

바보 온달을 많이 닮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중에 하나가 필자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사람이 평강공주 같은 여인과 함께 살을 맞대로 살아온지 30년이 넘었다. 수십번을 생각해 보아도 결론은 우리 부부는 정말 다르다. 그래서 정말 잘 만난 것이라고 생각도 한다. 함께 부부로 하나 되어 살아가는데 한 사람은 앞만 보고 달리는 경향이 있고 다른 사람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경향이 나타난다.

지금이야 서로가 깨지고 깎이면서 나름의 인품을 가져서 이해하고 인정했지, 예전엔 수없이 말다툼을 가졌었다. 물론 눈치 있는 독자라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이 우리 부부 중에 누구였을지는 알 것이다. 필자는 앞만 보고 달렸던 사람이 맞다. 하지만 한 가지 변화가 언젠가부터 생겼다. “앞을 보고 달리는 사람”으로 말이다.

우리 인생은 이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나면서부터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기어가든, 뒹구르던지, 걷든지, 달려가던지, 차를 타고 운전하든지, 배를 타고 항해하든지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 물론 좌우 옆을 보거나 지나온 뒤를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참고 혹은 필요라고 생각한다. 경주가 시작된 선수는 앞을 보고 달려가야 한다. 뒤를 돌아볼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1년 펜실베니아 졸업식에서 연설이 인터넷상에 많이 회자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명품 배우인 덴젤 워싱턴의 연설이다. 짧은 제목에서도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Fall Forward(앞으로 넘어져라)” 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에 나갈 학생들에게 인생의 여정에서 수없이 넘어질 일이 많아질 것을 교훈하면서 넘어질 때, 앞으로 넘어지라고 하는 말이다. 흑인 배우로서 명배우가 되기까지 넘었을 그의 높았을 산들이 연상이 되니 더더욱 감동적이다.

본인을 비롯한 우리 모든 크리스천들도 믿음의 사람으로 이 세상이라는 고속도로를 달려가야 한다. 더구나 요즘의 세상은 초고속의 시대를 방불케 한다.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금방 뒤로 쳐지거나 밀려 나가는 것만 같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도 여지없이 실패하고 넘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앞으로 넘어지라는 덴젤 워싱턴의 말이 많이 생각이 난다. 왜냐하면 앞으로 넘어지면, 최소한 넘어진 이유를 보고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의 전환점을 가진 필자가 앞을 보고 달려나가려는 결단을 가졌던 것이다. 특별히 인생의 말미에서 고백했던 한 사도의 고백이며 간증이 기억된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4:7 개혁한글) 바울의 선교 발자취를 밟아보았던 필자는 선교를 위해 넘어져도 앞으로 넘어졌던 바울이 위대하게 보여진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바울이 그리스도를 만나고 나서 그리스도 예수 외에는 아무도 자랑하지 않는 삶을 살아낸 것이다. 그런 삶을 통해 앞으로 넘어지는 법을 깨달아 알고 살아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