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과 후기 인상 - 고창범

at 2024-07-27 07:33:57.0 / 176 조회수

뉴질랜드 겨울 날씨에 봄 같은 아침을 맞으면서 글을 쓰고 있다. 이번 주간엔 틈틈이 오래전에 방영되었던 ‘이태원 클라스’ 드라마를 요약한 너튜브 영상을 통해서 보았다. 그 중에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대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떤 여배우가 말한다. “아이는 부모 등짝 보고 자란다” 결국 그 부모를 닮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필자 또한 고인이 되셔서 주님 품에 계신 육신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그의 등짝을 통해 보았던 명확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인생과 현재를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앞모습이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첫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평상시에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뒷모습이다. 왜냐하면 그 모습에는 후기 인상이 남기 때문이다. 첫인상은 살아 있는 동안 오래 기억되지만, 후기 인상은 죽은 이후까지 오래오래 기억되고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일상에서 첫인상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보다 더 마음과 생각을 기울이는 것은 후기 인상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들은 뒷모습이 멋있고 아름답다.

그런 관점에서 일상에서 보이는 이치들을 살펴보았다. 앞을 향해 달리는 모든 경기에서 진정한 승자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누군가의 앞모습이 궁금하고 좌우의 모습이 궁금할 때, 집중력을 잃는다는 것도 깨달아 알게 된다. 믿음의 신념을 죽는 순간까지 보이셨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기억난다. 그리고 인생의 끝자락에서 자신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굳건히 지켜낸 사도 바울의 후기가 아주 인상적이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웠고, 내가 달려가야 할 길도 끝냈으며, 믿음도 지켰습니다.”(딤후4:7)

‘이태원 클라스’ 드라마로 돌아와서 본다. 배우 중 한명은 자녀에게 올바른 등짝을 보여주기 위해서 눈 앞에 이익을 뿌리치고 소신을 지켜낸다. 어떤 이는 자신의 비굴함과 죄에서 돌이키는 용기를 내기도 한다. 필자는 건강한 자아상의 관점에서, 첫인상은 괜찮다고 소원 가운데 생각한다. 하지만 아주 큰 욕심일지 바램일지 모르지만, 후기 인상이 좋고 오래 남기를 바란다. 그 뒷모습은 내가 볼 수 없기에, 오늘 주어진 선한 싸움을 위해 달려갈 길에 집중하려고 한다. 바울의 뒷모습에서 보이는 후기 인상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