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균형을 위한 형들 - 고창범 목사

at 2024-11-02 05:42:20.0 / 147 조회수

필자의 MBTI 유형은 ENFJ이다. 사려 깊고 이상주의적 성향을 가진 선도자로 분류한다.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관계로 동의를 하는 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인(고창범)은 생각하는 시간을 비교적 많이 가진다고 본다. 뇌를 많이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본인의 생각과 사고 안에는 3명의 형이 있다. 실제로 3명의 형이 있지만, 여기서는 비유적인 것이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실제 친형들은 각각의 캐릭터를 가지고 서로 우애가 좋은 편에 속한다. 비유적인 본인의 생각과 사고의 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인 큰형은 지난 생을 돌아보면, 그닥 재미난 이야기가 떠오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삶에서 형의 존재감은 의심스러울 정도로 미미하다. 말도 별로 없고 자신의 일에 묵묵히 열심이다. 하지만 그런 큰 형이 없을 때는 사방에서 문제가 생기고 혼란스러워 진다.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언제나 우리 동생들을 돌보기 때문이다. 그 형의 이름은 고요한이다.

둘째 형은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둘째의 성향을 가진 터라 첫째를 이겨 먹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것이 공격적이다. 아래 있는 동생들을 향해서는 간섭하는 것이 많다. 매사에 내가 하는 일에 제약을 가하고, 자꾸만 따지고 간섭하며 힘들게 하기 때문에 멀리하고 싶다. 심지어 가족 안에서 불화나 문제의 시작은 둘째 형에게서 시작된다. 그의 이름은 고문관(군대 관심사병을 의미하지 않음)이다.

끝으로 셋째 형이 있다. 본인과 나이 차가 그리 많지 않아서 비교적 친한 편이다. 생각이 깊은 관계로 사색을 즐기는 형이다. 얼핏보면, 외로움과 친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고독을 즐기는 낭만주의자라고 생각된다. 필자의 관점에서 외로움과 괴로움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외로움은 외부에서 자신에게 찾아오는 것이라면, 고독은 자신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맞다. 셋째 형의 이름은 고독감이다. 독감 조심하세요~

필자의 이름이 고창범이다. 고요한, 고문관, 고독감. 이 세 명의 형들이 사려 깊고 이상주의적 성향을 가진 선도자인 본인의 인생을 움직이고 있다. 지금 돌아보니, 하나님께서 형들을 통해서 균형감 있는 영성을 가지도록 보내주신 것만 같다.

오래 전 보았던 달라스 윌라드(Dallas Willard)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훈련이 침묵과 고독이라고 말한다.’ 부언하면, 고요한과 고독감이 우리에게 있어야 하겠지만, 고문관과 같은 전문적인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멘토나 가이드의 역할이 필요한 것을 말하고 싶다. 생각과 사고의 건강한 네비게이션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