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난 인생 - 고창범

at 2024-12-14 18:47:56.0 / 64 조회수

필자는 학창시절 음악에 심취해서 보컬그룹 활동을 상당히 열정적으로 했었다. 유난히 기타리스트들의 연주에 매혹되어 미친 듯이 배우고 연습하고 연주했다. 수십 년이 지나 오늘에야 돌아보니, 한 가지 보여지는 것이 있다. 각각의 연주자마다 자신들을 나타내는 색깔(음색)과 스케일이 있다는 것이다.

대략 2개월 전에 작은 음악회에서 듣게 된 첼로와 피아노 협연을 1시간 30분 동안 들었다. 첼로가 가진 묵직하고 엄중한 듯 마음의 바닥을 후벼 파는 듯한 음색에 심취했었다. 그 연주자의 활과 손가락 & 표정을 보면서, 일정한 패턴을 보게 되었다. 특히 거의 모든 곡에 자주 들려오는 저음부터 고음까지 순식간에 지나가는 소리가 오래 기억된다. 그 스케일과 패턴은 일정한 듯 보였다. 그 부분은 마치 그의 음색처럼 느껴졌다.

이런 생각들을 기반으로 대략 4주전에 길에 대한 묵상을 하게 되었다. 음악에서 연주자들 각각이 자신들의 음색을 나타내는 자신들만의 길이 있는 것처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각자가 다른 익숙한 길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화가를 보니, 화가마다 그를 나타내는 특별한 색채와 붓의 길과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글을 쓰는 작가도 수많은 글자들을 모아서 표현하지만, 작가 자신만이 자주 사용하는 문장력 속에 자연스럽게 익숙한 글의 길이 있다는 것이다.

되돌아본 인생 속에서도 사람마다 잘 다니는 길이 있는 것을 보았다.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해도 그렇고, 운전해서 다니는 도로 또한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익숙한 길을 좋아한다. 그 길은 반복되어진 것이라 편안하고 안전하다. 이런 익숙함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길이 난 언어의 습관이 반복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것은 듣는 자에게도 동일한 적용이 될 것이다.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듣는지 각자의 길을 보면 알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익숙해 하고 편안해 하는 길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사람의 색깔과 음색과 인격이 외적으로 표현된다. 모든 사람을 비롯하여 생명체들을 관찰해 보면, 모두가 길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다. 그것은 마치 길이 프로그램된 것처럼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이런 생각의 길 속에서 주어지는 말씀이 있다. 예수님께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요14:6)

지난 날 신학공부와 부교역자 시간 14년 속에 수많은 길들을 연구하고 찾아보았다.

그리고 16년간의 목회현장을 돌아보았다. 모든 학문과 인생과 사역이 가리키는 것은

오직 한 길 예수님이다.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셔야만 했던 오직 한 분 예수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