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확신 - 고창범 목사

at 2025-07-04 12:08:53.0 / 85 조회수

  지난 5월 8일 ICD 장치를 심장에 시술하고 2주 후에 가서 중간 점검을 받았다. 그리고 2차 점검을 위해서 6월 25일 병원을 찾아갔다. 아들과 몇 번을 갔던 곳이라 혼자서 가도 되기에 당당하게 갔다. 직원에게 본인의 이름을 밝히며 예약된 시간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담당 직원이 내 이름이 예약자 명단에 없다고 한다. 예약 시간을 다시 한번 묻는다.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답답한 심경에 따지듯이 내가 받은 문자와 메일을 보여주었다. 직원이 조심스럽게 유심히 살펴본다. 그리고 친절하게 하지만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시간은 맞는데 날짜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지? 싶었다.

  직원인 그녀는 예약 날짜는 25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본인이 찾아간 날짜는 24일 이었던 것이다.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24일 화요일이었다. 맞다. 25일 수요일에 예약된 것을 하루 전에 가서, 당당한 목소리로 따지듯이 우긴 꼴이 된 것이다. 순간 몰려오는 창피함과 당황스러움 속에, 내가 시술 후에 정신이 좀 빠졌다고 고백했다. 급한 사과와 함께 내일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오겠다고 하고 신속히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 잘못된 확신을 가지고 병원 직원 앞에서 당당하게 서 있던 나 자신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한걸음 나아가서 오늘을 사는 나 자신을 비롯한 우리 크리스천들도 잘못된 확신 속에서 믿음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번쩍이듯이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잘못된 확신은 성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족에서 오는 확신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사도행전 속에서 시몬 마구스는 당시 마술사로서 빌립의 복음을 듣고 세례까지 받았었다.(행8:13) 하지만 기초 단계의 신앙인 그는 자신이 가진 상식과 경험을 토대로 성령의 능력 또한 돈으로 살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요청했었다.(행8:18-19) 이런 잘못된 확신에 사도 베드로는 그리스도의 도에는 관계도 없고 분깃도 없을 것이라 책망한다.

  필자는 요즈음 세계적인 동향 속에서 한국과 뉴질랜드의 현황을 보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전쟁과 나라 안에서는 정당 간의 싸움 그리고 사회 속에서 갈등들, 특히 기독교 안에서 서로간의 신앙의 잣대로 상대편을 평가하고 심한 경우 난도질을 한다. 그런 사람이  나 자신이 될 수도 있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 속에 다소 신중한 사색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