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가불 신청해요 - 고창범

at 2025-09-13 06:50:38.0 / 214 조회수

필자는 최근 여러 우여곡절 끝에 특별한 기도를 8월 1일부터 드리고 있다. 임의로 명명했다. "구찾두 기도"이다. 맞다.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기도법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한다. 하지만 주님께서 알려주신 이 기도까지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싶다. 구하는(Asking) 기도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지난 삶과 사역의 현장에서 체험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다음에는 하나님의 응답을 찾아야 한다.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한다. 때로는 바로 옆이나 앞에 가져다주셨는데도 보지 못해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찾았다’ 싶으면 그때는 주님께서 응답하신 것이 맞는지 점검해야 한다. 두드려 보는 단계이다. 그것은 마치 잘 익은 수박을 사려고 가서 ‘찾았다’ 싶은 수박을 두드려 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구찾두 기도를 시작한 지 40일이 지난 지금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지각에 뛰어나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있다. “지각”이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는 의미에서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동일한 단어이지만 다른 의미로 느낀다. 주님께서는 나의 기도와 간구를 응답하심에 있어서 언제나, 글쎄 거의 대부분 늦으신다. 아침에 기도하고 저녁에 응답되는 일을 찾아보기 힘들다. 응답해 주실 것이면 즉각적으로 해 주시면 얼마나 든든하고 시원시원할까 싶은데, 항상 늦는 것 같다.

왜 그렇게 모든 시간 속에서 늦게 반응하실까? 그 비밀은 기도의 사람들이라면 금방 알아차릴 것이라 믿는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하나님의 때와 방법보다 자신의 생각과 시간이 앞서가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쉬운 예로 필요한 것이 있어서 구한다. 그리고 애타고 갈급하게 찾는다. 마음이 너무 급하니 보이는 것이 다 응답처럼 보인다. 그래서 마구 두드려 본다. 그런데 거기에 한 가지가 빠져 있다. 무엇일까? 기다림이다. 그 과정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것이 필자의 ‘지각(late)’ 능력인 것 같다.

현재 가지고 있는 특별 기도의 시간을 통해 배우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기도는 하나님의 시간에 내가 맞춰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기도를 통해 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때와 방법을 통해 일해 주실 것을 요청하는 ‘가불(임시 지급) 신청서’와 같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유일한 길은 믿음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경은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함이 없다고 말씀하신 것이라 믿는다.

예수님, 제가 급하게 필요한 것이 있는데요. 가불(임시 지급) 신청해요. 조금만 늦으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