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를 가진 사람 - 고창범 목사

at 2026-07-29 17:20:06.0 / 166 조회수

오래전 어느 사극에서 본 한 장면이 기억난다. 고위 관직에 있던 양반이 누군가에게 그림을 선물로 받았다. 아름다운 꽃이 그려진 그림이었다. 그는 그림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꽃은 참 아름답지만, 향기는 없는 것 같구나.”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가 이유를 설명했다. 꽃 주변에 벌이나 나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림 속 꽃에는 그런 흔적이 없으니 생명력을 느낄 수 없다는 말이다.

그 장면은 단순히 그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생명의 차이를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꽃이 있다. 그러나 모든 꽃이 향기를 내는 것은 아니다. 식물이 향기를 내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자신의 번식을 위해 수분(수정)을 도와줄 곤충이나 다른 매개자를 불러들이기 위함이다. 화려한 색으로, 달콤한 꿀로, 그리고 향기로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특히 밤에 피는 꽃 중에 월하미인(밤의 여왕)은 밤에 진한 향기를 발한다. 어두운 환경에서 활동하는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낮에 화려한 색과 향기를 내는 꽃을 바라볼 때면, 그 안에 담긴 생명의 지혜가 느껴진다. 꽃은 단순히 아름답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다가가기 위해 자신의 것을 내어놓는다.

그런 생각은 사람의 삶과 관계로 연결되었다. 가수 안치환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불렀다. 사람은 정말 꽃보다 아름다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꽃향기보다 더 깊은 마음의 향기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특별히 끌리는 힘이 있다. 마치 좋은 향기를 따라 꽃을 찾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와 격려, 혹은 배려 등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새롭게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꽃이 향기를 내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 그 향기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와 수고가 필요하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듯싶다. 마음의 향기가 깊은 사람도 다른 사람을 향한 관심, 희생, 배려, 헌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수고가 쌓여 있을 것 같다. 인생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여정이라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바람결에 흘러가듯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겉을 아름답게 꾸미지만 내면의 향기는 부족할 수도 있다.

나는 어떤 마음의 향기를 가졌을까? 화려함만 남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생명을 전하는 향기이고 싶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누군가를 살리고 세워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생명을 이어주는 마음의 향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