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찾아주는 목회 - 고창범 목사 

at 2026-08-14 12:03:57.0 / 170 조회수

인생에서 두 번의 쓰나미를 겪어 보았다. 2013년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지난해인 2025년이었다. 최근 지난 삶의 발자국을 되짚어 보며 정리한 쓰나미들이다. 모든 것이 휩쓸려서 절망적인 상태가 되었던 것만 같았다. 그때마다 역경을 넘어 역전으로 오늘까지 있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다.

두 번째 힘겨운 쓰나미를 겪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목회에 임했다. 그런 시작으로 줄곧 연주에 치중하던 기타를 수리해 보겠다는 도전을 했다. 지금 와서 보니, 확실히 손재주가 있는 것 같다. 작년 10월 어느 날 길거리에서 버려진 어린이용 기타를 주웠다. 완전히 망가졌었다. 수술 후 회복을 위하여 걷고 있는 필자의 모습이 반영되는 듯했다. 어차피 망가져서 쓰레기가 된 것이니, 과감히 물로 닦고 청소하고 수리해 보고자 도전했다.

놀라운 것은 그 기타를 살려냈다는 사실이다. 특히 고치는 과정도 신선했지만, 고쳐진 후 다시 살아난 기타가 본래 기능을 되찾으니 성취감까지 더해졌다. 그것은 마치 나 자신을 반영하는 것만 같았다. 그것을 계기로 공개적으로 기타나 악기를 대신 폐기해 줄 것을 공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나의 손을 거치며 살아난 기타가 어림잡아 40대는 족히 넘는다. 도무지 불가한 것은 부품을 빼고, 부품이 망가진 것은 새로 구입하고 교체해서 모두 고쳤다.

보다 보람이 되었던 것은 수리된 기타로 금전적 수익도 얻었다는 점이다. 나아가서 죽었던 악기가 다시 살아나서 다시 누군가의 손에서 연주되는 것이 기뻤다. 그런 일을 나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만족감이 뒤따랐다. 이런 일련의 여정들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특별하다. 그 이유는 현재 주어진 목회에 적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목회에서 참신한 롤모델이 되는 목사님 중에 최영기 목사라는 분이 계시다. 그분의 표현을 빌리자면, 교회는 종합병원이라고 한다. 온갖 환자들이 각처에서 몰려온 것이란 의미이다. 그러니 그 병원에는 환자들이 주를 이룰 것이며, 그 환자들을 치료할 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목회의 현장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모든 사람은 각자의 소리를 가진 악기라고 보고 싶다. 특히나 믿음의 사람으로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성도는 더더욱 적절하다. 각자의 소리로 찬양하는 악기들이 망가져서 수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 악기를 수리하는 목회에 대한 청사진을 보는 계기가 된 것이다. 물론 정상적인 악기로 기능하지만, 연주할 대상을 찾지 못하는 악기를 주님께로 인도하는 선교적 수리도 필수일 것이다.

키위교회 공동체는 매주 목요일마다 장애인(Friendly Group)들을 섬기고 있다. 그들을 가까이서 보면, 각자의 소리가 있다. 우리 각자가 하나의 악기인 것처럼 말이다. 교우들이 가진 소리를 내도록 응원하고 있다. 망가진 악기를 고쳐주는 목회자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