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를 보는 시선 - 고창범목사

at 2026-09-18 08:52:50.0 / 159 조회수

우리 부부는 결혼 전에도, 후에도, 의견 충돌이 제법 많이 있다. 32년이 지난 지금도 간간이 여전하다. 서로 성격이 강한 이유일까? 지난 모든 시간 속에 이젠 제법 내려놓을 줄 아는가 싶은데 그렇지도 못하다. 왜 그럴까? 생각쟁이의 뇌에 방아쇠가 당겨졌다. 대략 2주 전에 시작된 것인데 이렇게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

서로 장단점도 거의 파악이 되었다. 어떤 부분은 포기할 줄도 알고, 어떤 것은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봐 주기로 작정한 것도 있다. 또 어떤 것은 나의 연약함을 감싸주는 것에 감사하며 살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나름의 특별한 서로의 세계를 확보했다. 과거 전광태의 “코끼리 아저씨” 노랫말을 따라, 화창한 봄날을 사는 육지 코끼리 아저씨인 나와 바다 이쁜이 고래 아가씨 아내이다. 각자 영역을 존중하고 각자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해변가에서 만나 데이트하며 사랑도 하고 밀린 부부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다.

그렇게 살다가 이따금 함께 여우와 두루미, 혹은 사자와 소와 같은 부부를 만나 식사를 할 때가 있다. 맞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하고 다채로운 사람과 부부들이 살아간다. 그런 인간관계 속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비교한다. 그 관계 속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차이점을 족집게처럼 찾는다. 물론 이 관점은 필자의 시각에서 그렇다. 예를 들어, 동일한 10% 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이다.

필자에게 10%의 위험은 90%의 가능성으로 인하여 크게 위축되지 않는다. 90% 가능성을 보고 나머지 10% 위험은 진행하면서 보완하거나 수정 혹은 대처하는 쪽이다. 하지만 아내는 30%는 말할 것도 없고, 10%의 위험일지라도 염려와 걱정이 태산이다. 적어도 젊은 날에는 그렇게 생각을 하였다. 90%의 좋은 확률이 10% 때문에 깨어지면 안 될 것이란 생각에서 그런 것 같았다.

부부로 살아온 인생을 되짚어 보면, 아내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인 것 같다. 좀처럼 실수하는 것을 싫어하고 힘겨워한다. 그런데 이 코끼리 같은 남자인 필자는 낭만주의 성향을 가졌다. 장애물 같은 문제를 보면, 비전을 보고 디딤돌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남자에게 잠시 콩깍지가 씌어 결혼한 것 같다. 하지만 시선이 너무 달랐다. 이제야 고백한다. 90% 가능성이 아닌 10% 가능성을 보고 달려온 나의 그림자가 보였다.

‘역지사지’라는 말을 좋아한다. 적어도 사회생활을 하고 목회를 하면서 더더욱 많이 생각하며 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는 선한 이웃의 마음이다. 그 잣대로 아내의 입장으로 보면, 아내는 90%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사람이었다. 서로에게 어떤 부분은 90% 강점이고 10% 약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건강한 부부는 더욱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10%에 대한 관점과 90%의 시선을 ‘역지사지’하는 성숙한 부부가 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