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자판기 & 재생기 - 고창범목사
at 2026-09-30 18:04:48.0 / 167 조회수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재미나게 피지컬 멕시코를 보았고, 이탈리아 편은 아직 보는 중이다. 특히 원조 격인 한국의 Physical 100 시즌 1 & 2 두 편을 보았던 상태라 더 재미났다. 이탈리아 편은 아직이고 나머지 시즌에서 공통적인 것이 있다. 탈락한 사람이 패자부활전에서 올라와서 결국 최종 우승한 것이다. 한국에선 아모띠, 멕시코에선 앙헬 킨테로, 두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 2026년 10월 3일 현 이탈리아에서도 에마누엘레 브루노가 패자부활전에서 올라와서 결국 최종 승리자가 되었다.
기적과 같은 역전으로 보였다. 우리 대부분은 원하는 기적을 지금 달라고 구한다. 이런 묵상 중에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적 자판기가 있으면 어떨까? 돈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것이 나오는 자판기 말이다. 마치 기도하는 사람이 믿음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기적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하나님의 기적은 하나님의 때와 방법 그리고 그의 뜻을 따라 이룬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도를 통해 기적 자판기를 원하는 나의 속이 보이는 듯하다.
이런 마음 읽기를 지나고 나서 생각난 것이 기적 재생기이다. 흔히 보는 영상에서 Replay 기능을 의미한다. 과거에 극적으로 역전하거나 성공했던 시간을 재생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반대로 지난 삶의 여정에서 뜻하지 않게 했던 실수를 재생해서 멈추고 다시 쓰고 싶을 때도 있다. 그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그 기회를 놓치지만 않았더라면... 심할 때는 이미 실패했으니 끝난 것이지...
이런 묵상의 끝에 기적 자판기는 내려놓고, 기적 재생기에 관심을 기울였다. 포기해서 절망적인 그때, 즉 끝난 것만 같은 그 인생을 하나님께서 다시 사용해 주시는 역사가 기적이 아닐까 싶다. 지난 목회의 현장 속에서 그렇게 바닥을 핥듯이 전체적으로 탈락을 했던 기간이 있었다. 기적 자판기의 버튼을 수없이 눌러본 기억도 많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하나님의 기적은 재생에서 찾을 수 있었다. 끝난 것이라고 여겼던 그때 다시 일으켜 세우셔서 더 크고 넓게 보고, 나아가도록 해 주신 그 기적 말이다.
크리스천으로서 삶의 발걸음을 되짚어 보니, 하나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기적보다 더 큰 일을 행하셨다. 이미 지나친 것처럼 보였던 인생의 장면을 멈추신다(pause). 이 시간을 우리는 흔히 고난이나 역경이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기적 재생기는 이 순간에 정상 작동 되어, 새롭게 replay 하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때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 깨달음은 이렇게 정리가 된다. 하나님은 기적을 주문받는 분이 아니라 인생을 새롭게 하시는 분이시다. 그렇게 해서 기적을 행하시는 분이시다.
이런 맥락에서 보니, 예수님을 3번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3번의 질문을 받고, 회복과 함께 다시 사명의 길을 간 것은 기적 재생 이야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