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약이다!

at 2026-10-03 12:55:03.0 / 49 조회수

한해 한해 나이가 들어갈 수 록 해외에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점점 한식에 빠져듭니다. 먼 나라이고, 조국을 떠난지 벌써 7년이 다 지나가고 있는데도 입맛은 변하지를 않습니다. 오히려 밥 한공기, 반찬 한가지, 국 한사발에 더 깊은,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뉴질랜드에 오면 김치는 둘째치고, 한식을 아예 못 먹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였습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먹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재료가 한국만큼 다양하지도 않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수입품이다 보니 한국보다 더 귀한 것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선물로 라면을 준다고 하면, 김치를 준다고 하면 "이 사람이 장난을 하나?" 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곳에서 자취생에게 한국 라면과 김치는 그야말로 생존에 필수품이기에 대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한인교회들은 예배 후 예찬이 단순한 끼니 해결이 아닙니다. 
밥 한공기, 국 한대접이 귀하디 귀한 선교의 도구이고, 이민자들과 유학생들에게는 몸과 마음이 힐링되고 위로되는 약이 됩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집사님이나, 권사님이 반찬 한가지라도 챙겨주시면 그렇게 감사합니다. 
집에서 하루 일과를 끝내고 밥과 함께 먹을 때, 그건 음식이 아니고 약이 됩니다. 
만약 김치가 엄마가 해준 맛이나, 찌개가 가족과 같이 먹던 맛이라도 되면,
고단한 일들과 힘든 관계로 인해서 메말랐던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어찌나 샘솟던지요. 

육신의 음식도 그런데, 하물며 영혼의 음식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하루하루, 내일을 기약할 수 없고, 한주 한주를 살아내면서 지칠대로 지친 영혼에 나도 모르게 성령님이 찬양을 통해,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터치하시면, 엄마 잃었다가 다시 만난 아이마냥, 
내 편없다고 외로워 칼바람 들던 마음에 뚝배기 된장찌개를 먹었을 때의 그 느낌이마냥
그렇게 힐링이되고, 그렇게 소망이 생기더군요. 

이민자의 삶, 나그네 인생,  외로운 허전한 마음이 꼭 나쁜것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내 나라에서, 내 언어 쓰는 사람들과, 적어도 주세내는 집은 아닌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를 그 마음을 배웠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이 참 감사합니다. !!
옛날에는 여자들한테나 힘들도 다 울어 그럼 시원해 라고 했는데... 
요즘은 중년 남자들에게도 참지말고, 울어도 되 라는 말이 참 멋쩍게 들립니다. 

한바탕 시원하게 울고, 엄마가 이맘 때 끓여주던 봄 냉이 된장찌개에 두부한모 썰어넣어서 
따뜻한 쌀밥에 고추장 넣고, 참기름 두방울 넣어 비빈 봄동 비빔밥이 그리워지는 10월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