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4화 영안실

at 2026-08-18 17:49:11.0 / 54 조회수

아련한 기억 속에 경기도 광주 어느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었다. 4명의 눈과 귀는 제 기능을 했지만, 정신은 넋이 빠진 듯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찌해서 당시 성남시청 근처에 있던 인하병원으로 보내졌다. 그곳으로 이송되는 차 안에서 대화가 아련함 속에 기억이 난다. 아픈 기억을 되돌리며 후회라는 단어가 회상된다. 우리가 1박 2일 여행을 가지 말았어야 했어, 깊은 물에 들어가지 말아야 했어, 내가 그때 수영하자고 안 했으면…. 물속에서 숨을 못 쉬는 친구를 위해 물 밖으로 올리지 말았어야 했어, 등등 후회가 이어졌다. 이어지는 울음 속에서 말이다. 그 후회는 마치 ‘내 탓이야’ 라고 외치는 울음의 대회 같기도 했다. 그런 차 속에서 시간은 금방 흘렀다.

도착한 병원에서 우리는 영안실로 안내되었다. 다른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거나 가물가물해 졌다. 하지만 당시 영안실에 앉아 있던 나의 모습은 생생하다. 아니 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보관되어 있다. 어떤 때는 너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친구의 부모님은 생계를 위해서 먼 지방까지 다니시며 일하셨다. 소식을 듣고 우리보다 늦게 영안실로 오셨다. 어린 청소년 시절이지만, 사방의 친구들과 지인들이 하나둘씩 몰려들었다. 너무도 황망하고 슬픈 소식에 이곳저곳에서 눈물로 절규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는 듯 할 때, 영안실 문이 열렸다. 친구의 부모님이 가족과 함께 들어왔다.

먼 지방에서 곧장 오신 옷차림이었다. 동행한 어떤 분은 검은 색 옷과 넥타이를 맨 사람도 보였다. 함께 만나서 들어오셨던 것 같다. 삼형제의 장남이었던 친구의 동생 두 명도 뒤 따라 들어왔다. 동생들의 이름도 잊어버렸다. 실감하지 못했던 두 동생은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잠깐 시간이 지나는 듯 하다가, 친구의 어머니가 우리를 바라보셨다.

그리고 내 이름을 부르셨다. "창범아", 잠시 그리고 또 한번의 숨을 고르시고, 멈칫하신 후 말씀하셨다. "왜 혼자 왔어?" "우리 영석이는 어디에 두고 왔어?"

나는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 중에 그 누구도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답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영안실은 보이지 않는 슬픔으로 가득 채워졌다. 하염없는 눈물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