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5화 두려움이라는 선물
at 2026-08-18 17:53:40.0 / 59 조회수이 당시 친구의 죽음은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 내 인생에 찾아온 첫 번째 시련이었다.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철부지 마음에 따라서 죽어야 하는가도 싶었다. 그렇게 마음이 힘들었다. 공부를 위한 마지막 추억 여행이었다. 하지만 그 친구에겐 진짜 영원한 여정이 되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볼 때, 더 허무한 것이 있다. 그렇게 친구를 잃어버리고 얼마 지나서 10여명의 친구들이 사고 지역을 방문했다. 황망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마음에서 그랬다. 모든 장례 절차를 마치고, 재정신을 가지고 찾아간 자리였다. 추억 속에 멀리 보내는 예식을 가지려고 했던 것만 같다. 그렇게 그 친구들과 각자의 집과 생활 터전으로 향했다. 그러고 나서 각자는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인지 다들 잊어버리고 살아갔다. 아니 잊어버려야만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매년 5월 말과 6월 초가 되면 알 수 없는 추위가 느껴진다. 그 이후 물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물가엔 발 담그는 정도로만 들어간다. 가슴 정도만 물이 차도,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이 두려움은 군대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일반 보병이었다. 물하고는 크게 상관이 없어서 괜찮았다.
두려움 또한 하나님께서 만드신 감정이라고 믿는다. 어찌보면 두려움은 우리를 보호하는 감정 중에 하나일 것이다. 특히 하나님을 향한 경외(fear)가 그것 중에 하나일 것이다. 목사가 된 지금의 깨달음이다. 떠나간 친구의 죽음은 나에게 고통과 아픔을 남겼다. 결정적으로 두려움을 가르쳐 주었다.
간단한 예로 군복무 시절 많은 구타도 비교가 안 된다. 군시절 힘든 훈련도 그 고통과 두려움까지 미치지 못한다. 친구의 죽음은 나에게 첫 번째 역경이 되었다. 하지만 그 역경은 무서움만을 남긴 것은 아니다. 겁쟁이가 느끼는 무서움이 아니다. 죽음의 역경을 경험한 나에게 두려움은 선물로 주어졌다.
어떻게 생각하면 친구가 희생으로 남긴 고귀한 선물인지도 모른다.
두려움은 나를 지켜주는 방어막과도 같은 것을 인생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친구를 잃었다. 그러나 그날 끝난 것은 친구의 생명만이 아니었다.
나의 청춘도, 나의 두려움도, 나의 인생도, 그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때는 그 두려움이 상처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훗날 하나님께서는 그 두려움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경외함을 가르치고 계셨음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 역경은 그렇게 끝난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을 빚어 가는 첫 번째 시작이 된 것이다.
앞으로 마주할 수많은 역경을 넘어설 기초 거름인 것 같다. 인생의 두번째 역경은 이 기초가 있었기 때문에 직면할 수 있었다. 그 두 번째 역경은 다음 장에서 나누도록 하겠다. 역으로 환산해 보니, 친구의 죽음은 1986년 6월 초로 기억된다.
그날 나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라, 역경이라는 인생의 첫 강을 건넜다.
이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