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3화 나의 꿈으로 미혹
at 2026-08-25 11:56:36.0 / 124 조회수그전에 들었던 정보가 일부 있어서 경계의 눈빛과 자세는 풀지 않았다. 일단 그 친구의 집 형편은 아주 열악했었다. 그런 친구가 변신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라서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어머니와 두 형제의 가족에서 가장의 역할을 했었다. 더구나 종합시장 뒷골목의 한 빌딩 맨 위쪽에 단칸방에서 사는 가난한 가정이었다. 그런 친구가 갑자기 인생 역전을 한 사람처럼 나타났다. 더구나 근사한 밥을 산 것이다. 그리고 나의 가장 이상적인 꿈 이야기를 소환하였다. 당시 성남시에는 악기점이 2개인가 있었다. 그곳에 또 하나의 악기점을 오픈하고 작은 음악실을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돈을 벌어서 기회와 여건이 되면 완성하고 싶은 목표였다. 그런데 그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과 함께 그 꿈을 이루어 나가자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그런 길이 가능한지 귀를 쫑긋 세웠다.
친구가 간단하고 명료하면서 단호하게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심각한 문제는 당시 그 말이 신뢰가 되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눈빛이 너무도 강렬하고 진실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친구도 그 꿈이 강렬했던 친구였기에 알 수 있었다. 실례로 그 친구는 20살 때 대학을 위한 학자금 100만 원(1987년)을 작은아버지에게 받았었다. 그런 거금을 당시 성남시청 공개홀 대여와 함께 공연비용으로 쏟아부은 친구였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었다. 거두절미하고 자신을 믿고 1주일만 자기와 함께 먹고 자면서 사업을 구상하자고 했다. 준비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냥 멋진 양복 한 벌과 잠옷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이쯤 말하면, 경험 있는 사람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짐작이 가는가? 맞다. 다단계에 홀리듯 낚인 것이다. 당시 너무도 간절했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니, 이성을 잃고 이상에 눈이 멀고 말았다. 약속 하나가 일주간은 무조건적으로 함께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 후에는 자신을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평소에 나를 두려워했던 친구인지라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 전에 다른 친구들에게 다단계에 대한 의심이 있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인할 기회로 생각해 응했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맞았다. 감히 나를 속여서 다단계에 끌어들여, 마음껏 쥐어패고 싶은 심정이었다. 당시 나는 그런 힘과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모든 관계에서 약속은 나에게 아주 중요했다. 일주일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일단 참가를 결정했다.
밥때마다 맛나게 먹었다. 시간이 되면 강의장에 끌려가서 강연을 들었다. 아, 이런 것인가? 싶어지는 감정을 그때 느꼈다. 젊은 청년들이 이단이나 사이비 단체에 이런 식으로 끌려갈 것 같다. 그리고 거기서 교육을 받으며 미혹이 되겠다 싶었다. 지나고 난 지금에야 너무 어이없다고 생각되겠지만, 당시엔 4일이 지나고 분노와 경계 태세를 지나 회색지대로 돌입했다. 그리고 5일 차에는 뉴질랜드의 녹색 땅이 눈앞에 펼쳐지듯이 미래가 그려지는 것이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필요한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나는 그때 7일이라는 시간이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에 적절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