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6화 사방이 막힐 때
at 2026-08-25 11:36:55.0 / 104 조회수무너진 자존심, 열린 하늘
그런 좌절 속에서 자존감은 절벽 앞에 서고, 내일에 대한 소망은 암벽에 부딪혔다. 주위 친한 친구와도 단절이 되었다. 다단계를 포함한 이단이나 사이비 집단들이 한 사람을 고립시키는 방법을 그때 경험한 셈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결코 헛된 것만도 아니었다. 그렇게 사방팔방이 막힌 고립의 때, 미혹과 유혹의 반대편 칼날이 견고한 내 마음을 찔렀다. 그렇게 피 흘리기까지 소망이 끊어지는 것 같았다.
사방이 막힌 것만 같았다. 근원을 알 수 없는 깊은 공허함에 밀려왔다.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때 나의 시선에 하늘이 들어왔다. 내 마음과 생각대로 사느라 바라보지 못했던 그 하늘, 그리고 그곳에 계시는 하나님을 의식하게 되었다. 사방이 막히고 나니, 내가 바라볼 곳은 위밖에 없던 것이다.
그리고 허공을 향해 하나님께 처음으로 물어본다. 놀랍다. 급하면 말해 줄 법도 한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하나님과 소통 차원에서 기도해 본 적이 없고 대화를 해도 들을 줄 아는 귀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분명히 그때 말씀하셨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 주셨던 말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불현듯 아버지가 기도할 때 간다는 산기도가 가 보고 싶었다. 집 안에서 매일 보았던 모습이 부모님들의 한결같은 기도 생활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
하도 답답한 나머지 아버지에게 기도원에게 좀 가 있고 싶다고 했다. 모르긴 몰라도 아버지는 당시에 20년간 기도했던 기도 응답이 주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사탄의 음악을 하던 자식이 술집이나 절이 아닌 기도원에 간다고 했으니 말이다. 가족 중심의 작은 건설회사지만 회사의 대표이시다. 당장 셋째 매형을 시켜서 다음 날 아침에 차를 준비해 주셨다. 모르긴 몰라도 내 마음이 바뀌기 전에 하려고 하신 것일 듯싶다. 두둑이 용돈도 챙겨 주신다. 며칠 가서 쉬다가 오는 것도 좋았을 것으로 여기신 것 같다. 산기도를 이야기해서 그런지, 당시 성남 중심으로 남한산성을 넘은 하남시에 속한 산곡기도원에 데려다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