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필리핀에서 첫 실패
at 2026-09-29 17:11:49.0 / 69 조회수아내와 큰 의견 충돌은 유학하려는 나라에서 또다시 부딪쳤다. 기왕이면 미국이나 영국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달러의 가치는 엄두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인생을 조금 더 살았던 아내의 시야는 더 넓었다.
결국, 경제적인 한계를 인지하며 합의점을 찾았다. 2000년 1월에 필리핀으로 떠났다. 우리 부부와 4살과 2살 된 두 아들이 필리핀의 바기오 도시로 간 것이다. 아내는 둘째를 낳기 전까지 서울 시청 건너편에 플라자호텔에서 근무했다. 일본인 비서로 나름 갖춰진 삶을 살았던 여인의 고난이 시작된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당시의 환경은 열악했다. 그런 곳에서 우리 선교사들이 살면서 사역을 하고 있다.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후원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이렇게 시작된 유학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실패였다. 언어 연수를 하고 일반 종합대학의 교육학을 전공하려고 했는데, 입학 과정을 위한 비자 문제에서 막혔다. 모든 필요한 서류와 과정을 진행했음에도 안 되었다.
진행되는 과정이 너무 길고 막연하였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한국에 있는 필리핀 대사관까지 와서 직접 확인까지 했다.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서류 자체가 오질 않았다는 것이다. 바기오 대학에서는 보냈다고 하고 한국의 필리핀 대사관은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제야 알았다. 서류가 중간에 사라진 것이다.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알았다. 너무 정직하게 해서 안 되었다고 한다. 일명 봉투 속에 뇌물을 쓰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결국에 11개월은 언어 연수 기간이 되었다. 그렇게 필리핀 유학은 실패로 끝이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