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를 알리는 지진
at 2026-10-24 13:17:21.0 / 7 조회수말씀이 생명이 되는 체험을 했다.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기는 비교적 쉬웠다. 더 이상의 공부를 멈추면 되는 것이었다. 회복과 함께 한 교회의 고등부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했다. 2년간 찬양 사역을 겸하며 섬기다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회를 따라 개척을 했다. 2009년 5월 17일이다. 13명의 개척 멤버와 함께 신약교회를 추구하며 예배를 드렸다. 금방 40여명의 청장년이 되었다. 젊음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예배가 뜨거웠다. 그러나 이런 은혜 뒤에 고난이란 그늘이 고개를 들었다. 반짝이듯 성장하던 개척교회에서 청년들이 떠났다. 직장과 결혼과 이민 등으로 자리가 비워졌다. 동력이 떨어지는 분위기인데, 급작스러운 지진이 발생했다. 그 지진은 아내에게서 들려왔다. 가슴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이다. 아내가 예민한 부분이 있기에 며칠 더 경과를 보자고 했다. 일주일이 지나도 같은 상황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장이 철렁했다. "설마 주님께서 우리에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 믿었다.
다행히 정확하게 1년 전에 보험을 들었던 것이 있었다. 여호와 이레 그 은혜였다. 보험으로 검사를 받았다. 개인 보험이니, 일사천리로 검사가 이루어졌다. 그 속도 만큼이나 결과도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장면이 현실이 되었다. 의사가 호흡을 가다듬고, 우리를 응시하면서 말한다. "검사 결과 당신은 유방암입니다." 내 아내가, 그것도 주님을 위해 온갖 수고와 헌신을 다한 내 아내가…. 그 충격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하나님을 향한 서운함과 원망이 나왔다. "하나님, 이건 아니지 않나요?"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참으로 힘들었다. 그러다가 곧장 우리가 주님께 뭔가를 잘못했던 건가? 자책 상태로 들어섰다.
경황이 없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2011년 11월경으로 기억된다. 그나마 다행은 유방암 1기라고 한다. 예민한 아내이기에 빨리 발견한 것이다. 다만 단순한 1기로 쉽게 볼 수는 없다고 한다. 아내의 나이를 고려해서 암세포 성장도 빠를 것이라고 한다. 암 1기지만 치료과정은 3기처럼 동일하게 한단다. 암을 제거한 후, 혹독한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 물론 뒤를 이어 방사선 치료까지 해야 한다. 이유는 림프관을 타고 다른 곳에 전이 되는 것을 막고자 함이다.
두 명의 아들을 제왕절개로 낳았다. 암 제거 수술을 위해 수면 마취에 들어갔다. 죽은 듯이 잠을 자는 것이 세 번째인 셈이다. 수술을 잘 마쳤고 회복의 시간을 가졌다. 체력이 준비된 후에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항암치료를 시작하니, 머리카락이 전부 빠졌다. 이미 머리숱이 많지 않았던 아내의 머리카락과는 다른 느낌이다. 거울을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눈이 감겼다. 그 머리를 감추려 모자를 쓰는 모습은 괴로웠다. 과거형으로 말할 수 있는 현실이 감사하다. 3주 단위로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했었다. 옆에서 보는 나의 심장도 “뛰었다 멈췄다”를 반복하는 듯했었다. 2012년 한 해는 암과의 투병기였다. 그렇게 거센 풍파를 지나는 듯했다. 죽음 앞에 숙연해지고 연약한 자신을 보았다. 그저 생명을 주신 주님께 감사할 뿐이었다.
그렇게 해서 쓰나미를 알리는 경고성 지진은 지나갔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보이는 것이 있다. 진짜 어려움을 당하니, 정말 나의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겠다는 것이다. 고난 중에도 함께 하는 선한 이웃들이 있었다. 유심한 관찰 속에 영적인 통찰이 생겼다. 그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