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과 절벽 1년 후 - 고창범 목사

at 2022-01-17 12:17:11.0 / 1437 조회수

본인은 고소공포증이 있다. 스카이타워에서 투명 바닥을 걸을 때도 다리에 힘이 빠지는 소심장이다. 100세 시대의 중반을 넘어서니 인생에서 낭떠러지 같은 곳에서 공포증이 생기는 것을 경험한다. 절벽 위에서 가파른 아래를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의 힘이 풀리는 증상이 있다. 하지만 이 절벽은 든든한 로프가 있으면 겁도 나고 공포도 느끼지만 로프를 의지하여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는 50:50의 생존 확률에 의존하여 절벽 아래 물속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만나는 암벽은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내려다 보는 것에서 느끼는 공포가 아닌 올라가면서 내려다 볼 때, 그 위에서 가질 공포가 우리 자신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의지할 어떤 로프도 없을 것이니 올라가면서 중간중간에 본인이 직접 안전 로프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그 로프는 만약에 떨어질 경우 자신을 지켜 줄 생명줄이 될 것이다. 그러기에 신중하고 확실하게 고정할 것이리라 생각된다.

사실 본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벽이나 암벽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 속에 그리고 신앙생활 속에, 심지어 예수님께서도 낭떠러지까지 밀려가서 위협을 받으심(눅4:29)을 볼 때, 우리 또한 직면해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새로운 도약을 결심하고 21년 새 해에, 줄곧 우회하거나 포기했던 암벽을 직면(조우)하고 올라갈 결심을 했었다. 왜냐하면 지난 삶의 여정 속에서 떨어질 것만 같았던 절벽이 고난과 역경으로 나를 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무력감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때, 버티고 생존하는 훈련도 가져 보았던 것 같다.

  1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여전히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니 인생도, 신앙생활도 주님께서 주시는 힘(power or energy)이 있어야 하는 고백과 깨달음은 변함이 없다. 주님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다윗은 골리앗을 쓰러뜨렸고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를 건널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앞에 등장한 암벽을 등지고 도망치거나 뒷걸음쳐 물러서지 않고 직면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구원자가 되심을 명확하게 확인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