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뒤를 보는 지혜 - 고창범 목사

at 2023-08-26 06:46:55.0 / 365 조회수

한국 대형교회의 이슈들이 등장할 때마다 기독교인이며 목사인 입장에서 많이 부끄러운 감정이 앞선다. 그런 중에도 큰 교회를 분립개척으로 흩어서 교회의 사명을 하도록 강행하는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와 같은 교회들이 있어 그나마 위안을 가져본다. 그리고 그 정신 속에서 소망 중에 교회에게 주신 사명에 집중한다.

평생 동안 세운 교회를 자녀들에게 세습하는 모양새는 일단 세상에 덕을 끼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순수하고 순결하게 리더십을 넘겨준 존경받는 목회자가 있어도 그 다음 사람이 자신의 자녀에게 편법으로 세습한다. 이 일에 대한 평가와 심판은 먼저는 주님께서 그리고 주님의 뜻 안에 있는 성도들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인터넷 기사나 뉴스 상에서 제기되는 이슈들 속에서도 유명 연애들이 인기가 절정에 달할 때, 사건 혹은 사고가 터져 나와서 그 동안 쌓았던 명성들을 잊어버리곤 한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아마도 유명세를 타고 생겨난 물질의 풍성함 속에서 초심을 잃고 교만해지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최고가 되는 목표를 향해 가서 막상 그 자리에 서 보니, 허무함이 느껴졌던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 본다.

모든 인생 가운데 사계절은 있다고 생각한다. 봄을 거쳐서 전성기인 가을의 풍성함을 누려보았을 것이다. 특별히 가을의 절정에서 자연이 주는 교훈을 배워야 할 것이라 여긴다. 무성한 낙엽들이 힘을 잃고 떨어져 나가는 장면 속에서,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다시 시작할 뿌리를 위한 낙엽들의 희생을 배워야 할 것이다.

필자는 최근 마가복음에서 인류 구원을 위해서 종의 자세(servantship)를 보여주는 복음을 보고 있다. 예수님은 당시에 온갖 기적을 통해서 수퍼스타로 등극을 하셨고 수많은 팬덤을 가지고 짧고 굵게 삶을 살아 보이셨다. 손을 얹고 기도하시고 만지기만 하셔도 치료가 되는 놀라운 현장에서, 더 놀라운 것은 말씀만으로도 치유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능력 중에서 몇번 정도만 주어져도 수퍼스타가 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일 것이다  

하지만 수퍼스타에게 비춰지는 조명(spotlight) 뒤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예수님은 매일의 이적과 기사를 위해 새벽 조용한 시간에 하나님 앞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조명들을 뒤로 하였다. 뒤돌아 보면, 가장 큰 사건과 사고는 가장 높고 빠른 곳에서 일어나는 것 같다. 우리 삶의 현장에서 가장 잘 풀려서 아무런 태클이 없을 바로 그때, 주님을 더더욱 의지하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깨달음이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아침에 예수님께서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조용한 곳으로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막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