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과 자존감 - 고창범 목사

at 2023-09-23 07:02:10.0 / 347 조회수

매 월마다 받아보는 호주의 ‘크리스찬리뷰’ 잡지가 있다. 그 중에서 짧은 글에서 매번 영감을 주는 글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 구세군교회의 김환기 사관이다. 지난 번에 읽은 글 중에서 그가 말한 것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혼자 가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함께 간다.” 이 문장을 통해 다소 깊고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목회자는 선한 영향력과 함께 성도를 온전케 하는 사역의 부르심과 역할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더욱 다가왔던 것 같다. 뒤돌아서 생각해 보면, 지난날의 본인은 자존심이 강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도 그 본성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과 성숙을 통한 자기자신을 보는 눈이 열렸기 때문에 그나마 보여지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

자존심이 강한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을 파고 들어가니, 저 바닥에서 보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열등감이었다. 어린시절 환경 속에서 불가항력적으로 가졌던 결핍들(문화적, 정서적, 학력적, 경제적 등등)이 하나하나 쌓여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열등의식을 보호하고자 하는 자기보호시스템의 얼굴이 자존심이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을 표한다.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누군가가 숨기고 싶은 열등감을 들춰내면 예민하게 반응하고 대항했던 것이 발견된다. 보다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그런 말이나 반응들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부족하고 무지하며 못하는 것이 맞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대편에게 평가나 지적은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자존심이란 포장용박스를 뒤집어 쓴 것만 같다.

그런 필자에게 인생의 변화가 생기게 되었었다. 1993년 1월에 불법 다단계 사업 실패 후,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한 것이 그 계기이다. 당시 부흥사인 피종진 목사의 집회를 통해 복음을 듣고 하나님의 나를 향한 계획을 깨달아 알게 되었다. 그런 관점에서 필자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니, 자존감이 심겨진 것이다.

구세군교회 김 사관은 말한다. “강물은 강에서 떠나야 바다로 가고, 나무는 꽃이 떨어져야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자존감은 자존심을 내려놓을 때 올라간다. 자존심과 자존감은 시소와 같아서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내려간다.” 구구절절 동의할 수밖에 없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자존심이 강했었던 지난 날의 패턴은 앞에서 “나를 따르라” 리더십으로 열정적으로 하기도 했었다. 계산되지 않고 순수하게 했기 때문에 나름에 결실도 있었다. 하지만 이민생활과 목회의 현장에서 두루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경험하고 나니, 중심되신 그리스도로 인한 자존감으로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는 리더십을 배우고 꿈꾸며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전환점을 주어 자존감을 높여주셨던 말씀이 있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딸)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시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