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안식과 평안 고창범목사

at 2023-12-23 06:08:14.0 / 330 조회수

26살에 시작된 신학 과정을 지나, 외국 유학까지 하면서 부교역자로 15년을 학업과 사역을 병행했었다. 그러다가 2009년 5월 주님께서 주시는 계기를 통해서 개척과 함께 단독 목회를 감당하게 되었다. 그렇게 14년 동안 온갖 시행착오 속에서 나름의 훈련 시간을 가졌다. 이 목회 가운데 가장 큰 유익은 주님과 더욱 깊은 관계를 가졌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지나고 배추가 소금에 절여지듯 순이 죽은 듯할 때, 목회 현장에서 남달라진 전환점은 약 5년 전부터라고 여겨진다. 그 포인트의 핵심엔 주님과 대화하는 기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깨달음이 있지만 최근의 것을 짧게 나누고자 한다.

지난 주일 호주에 있는 큰 아들이 혼자 타지 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을 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월요일이 지나면서 그 외에 두 가지 정도 이슈가 복합적으로 더해지면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이 영향은 다음 날인 화요일(12월 19일) 새벽기도까지 흘러왔다. 급하고 간절한 마음에 감사일기 쓰는 것과 말씀 묵상이 부자연스러웠다. 다행히 생각의 늪에 빠지는 듯한 모습을 스스로 감지하도록 해 주셔서 기도의 자리로 곧장 나아갔다.

하지만 평상시 기도와는 다르게 강단에 있는 십자가 아래 있는 쇼파식 의자에 머리를 조아렸다. 자연스럽게 두 어깨와 손도 의자 위로 올려졌고 양손의 깍지는 합쳐졌다. 지난 경험들 속에 학습 되어진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으니 빨리 주님께 맡겨드리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대략 30분 정도 기도했을 때, 양쪽 어깨에서 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마치 천로역정의 크리스천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지혜의 성령님께서 알려주셨다. 간절함이 지나쳐서 주님께 조르듯이 한 기도에 필자의 의지가 들어간 것이다. 간절한 만큼의 무게를 어깨가 짊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곧장 평상시 자세인 무릎으로 간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직 기도와 간구로 너의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아뢰라”고 하셨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또 다시 30여분이 지나니, 이번엔 무릎에서 소식이 왔다. 무릎 고통과 저림 현상이 유난히 느껴지는 것이다.

맞다. 무릎 기도에 여전히 의지가 있었던 것이다. 본래 무릎 기도가 주는 유익은 내가 걸을 수 없으니 주님이 앞서 행하심에 있다. 역시 은혜로 곧장 깨닫고는 자세를 고쳤다. 천천히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가부좌(Cross-legged) 자세로 바꾸었다. 그리고 기도의 자세도 바꾸었다. ‘주님, 무능한 나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내가 어떻게 행해야 할지 말씀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하니 양쪽 어깨와 무릎에 있었던 무거운 짐과 고통이 구션 좋은 엉덩이를 통해 사그러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영혼의 안식과 평안이 찾아왔다. 내가 약할 때 강함 되시는 주님의 능력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