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템포(Tempo) 고창범목사

at 2024-02-24 05:07:23.0 / 680 조회수

젊은 청춘의 때에 미친 듯이 보컬그룹의 리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었다. 락앤롤과 해비메탈의 정신에는 반항적 기질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게 음악인의 삶을 살지라도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리듬과 하모니라고 생각한다. 제 아무리 뛰어난 손놀림과 음악적 감각이 있어도 팀에서 연주하는 리듬을 벗어나면, 조화를 못 이루는 잡음이 되고 만다. 아울러 그 리듬 안에는 각 장르에 맞는 템포가 있기 마련이다.

몇 일전 새벽기도에서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기도하던 중, 특별한 변화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사역 현장에 꿈과 소망을 주셨다. 2000년 전 요한이 계시를 받으면 이런 식으로 받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런저런 그림이 그려지고 상황과 여건을 따라 계획들이 노아의 방주 도면이 주어지듯이 뇌리에 심겨졌다. 물론 현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런 비전을 본 것만으로도 영혼이 살아나는 듯한 힘이 생겼다.

대략 2주 후에 지난 15년의 목회현장을 떠나 다음 14년 정도의 목회를 위해 안식과 쉼을 가지려고 한다. 교회력이나 경제력은 37일의 안식월을 가지기에는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어린 자녀가 부모님에게 조르듯이 하나님께 간구를 드렸다. 기도를 하던 중에 마치 데자뷰 현상처럼, 이전에 이런 일이 있을 때 앞으로 전진 했었던 비전이 주어졌다. 그러고 나서 보여지는 다음 계획들이 세워진다.

지금도 많이 의구심이 들고 있다. 이런 꿈과 비전은 내가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것일까? 기도 중에 이성의 눈이 떠지면서 이 질문은 스스로에게 몇 차례 던져졌다. 그리고 주님께 다시 진지하게 물어본다. “주님, 이런저런 비현실적인 꿈과 비전이 맞습니까? 이것이 언제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그리고 잠잠히 묵상으로 침묵했다. 기도에서 나의 소리와 하나님의 소리를 구분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지난 15년 간 목회 현장 속에서 배운 것이 있다.

하나님의 응답은 대부분이 내가 원하는 속도나 방법과 반대에 있는 것 같다.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필자의 뇌리에 새겨지는 문구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멋진 말인 것 같다. “하나님의 템포”라는 응답이 주어졌다. 기도 생활을 하는 이들은 응답이란 말의 의미를 알 것이라 생각한다. 일상에서 쓰는 말이 아닌지라 응답으로 받았다.

팀을 이뤄서 합주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될 것이라 확신한다. 주님께서 주신 꿈과 비전은 언제나 그렇듯이 하나님의 때와 방법으로 완전한 시간에 행하신다. 그 템포를 따라 주어진 리듬과 음색을 맞추어 각자 가능한 연주(사역)를 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