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꿈꾸는 교회 고창범목사.

at 2024-09-21 06:59:02.0 / 111 조회수

필자는 이민교회 목회자로 사역을 하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교회는 16년이 되었고 서로 관계가 제법 밀접하다. 대략 4개월 전부터는 우리 교회도 키위교회가 봉사차원에서 섬기는 지체 장애인 사역에 협력하고 있다. 걷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 하나하나가 힘든 사람들을 보면서 사지 멀쩡하고 정상적으로 말하고 보고 듣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매주 목요일 약 3시간의 섬김 동안에 유난히 생각되는 것이 있다. 작은 교회에 오클랜드 장애인들이 다 모인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이 있다. 평상시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장애인들이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오클랜드 안에 수많은 환자들도 평상시엔 잘 볼 수 없다. 교우들이 입원을 하거나 필자가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질 때나 고통 중에 괴로워하는 환자들을 보게 된다. 특히 오래 전 아내가 암투병을 할 때, 내 일생에서 최고 많은 암환자를 보았던 것 같다. 그 중에서 어떤 이는 치료가 되었고, 어떤 이는 생을 마감하기도 하였다. 평상시 일상에서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지만, 자신과 관련이 생길 때가 되면, 비로서 타인의 아픔과 어두운 부분을 볼 수 있게 되는 것만 같다.

지난 30년간의 사역 중에 14년은 신학공부와 부교역자 생활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훈련받았다. 그리고 16년 동안 단독 목회를 하면서 작은 공동체에서 나름의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가졌었다.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사람 속에 인격들을 보았다. 사람 사귀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에겐 후회함이 없는 사명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지난 16년의 목회 사역은 남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함께 교회를 세워나가는 지체들과 밀접한 관계 안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가깝게 지낸다는 의미는 서로를 깊이 알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알게 되니, 우리 교회공동체 안에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환자가 제법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동체 안에 들어가 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서로를 깊이 알게 되니, 서로 사랑하라는 성경의 계명을 일상에서 연습할 수 있게 되어 유익하다. 일상적인 주일 예배만으로는 서로를 깊이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주중에 함께 모여서 한 상에서 밥을 먹고 속 깊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그 나눔 속에서 각자의 연약함과 부족함과 진짜 목말라함을 볼 수 있게 된다. 오늘도 소망 중에 바라는 교회는 속한 공동체 안에서 성도 각자가 서로의 연약함과 아픔을 오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서로가 나누면서, 서로 감싸주고 덮어주고 품어주는 사랑으로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