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를 이겨내는 비결 - 고창범목사

at 2025-01-11 04:27:13.0 / 97 조회수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NZ) 근처에는 현대판 나룻터인 선착장이 있다. 바다 건너 오클랜드 시티로 가기 위한 배편인 셈이다. 놀라운 점은 매번 물 수위가 다름에도 언제나 동일한 장소에서 배를 탄다는 것이다. 그 비밀은 배를 탈 수 있는 곳이 물 수위를 따라서 함께 움직이기에 가능하다. 배를 타는 기분을 맛보고 싶으면, 이곳에 올라가 보곤 한다. 몇 일 전에 그렇게 해 보았다. 파도를 따라 웨이브가 있고 흔들림이 있다. 배를 탄 기분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런 연습이 된 필자는 멀미를 하지 않는다. 아니 사실상 멀미가 오려는 것을 감지하기는 한다. 하지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멀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잠깐 생각해 보았다. 글쎄 적절한 접근일지 확신이 가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서 운전을 비유로 들면 어떨까 싶다. 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멀미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물론 피곤해 하거나 힘들어 하는 것은 보았었다. 그런 접근으로 보면, 아마도 배를 자신이 운전한다면 배멀미는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용하면, 배멀미를 하는 이유는 파도로 인한 웨이브를 거부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 같다. 동일하게 자동차나 비행기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필자는 비행기를 타고 고도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대단히 민감해 진다. 그리고 기류로 인한 흔들림이나 급하강이 있을 때, 장 전체가 내려앉는 느낌이다. 반복되는 비행으로 깨닫게 된 것은 그 비행기에 내 몸과 마음을 맡기지 못함에서 온다는 것이다.

음악적인 표현으로 하면, 리듬을 타지 못하기 때문에 멀미를 하는 것이다. 파도의 웨이브나 흔들림이란 리듬을 타면 된다. 비행기가 비행하며 만나는 기류와 구름을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엄청난 지구가 자전하는 것을 따라서 함께 돌아가면 되는 원리와도 같다. 이런 이치 속에서 우리의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다만 또 하나의 변수는 이런 여정이 장시간일 때가 아닐까 싶다. 어느 정도 시간은 리듬을 따르면 되겠지만, 24시간을 넘고 일주일을 넘는 멀미의 위협은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필자의 임상을 통한 깨달음은 도착할 목적지와 그곳에서 기대했던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펴서 그곳에 도착하고 안심하는 나를 바라본다. 물론 여전히 과정은 힘들고 괴롭다. 하지만 반드시 목적지에 도착할 믿음이 견고하면, 이겨내는데 아주 효과적이었다.

히브리서 기자의 말이 또렷하게 생각난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11:6)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다.(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