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 있습니다 - 고창범 목사
at 2025-04-04 15:55:37.0 / 27 조회수새벽부터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다.(25년 4월 4일 현재) 필자는 지금 교회 2층 목양실에 있다. 저 넓은 세상을 잊고 이곳에 있는 시간이 제법 많이 있다. 나는 이 공간에 왜 있는 것이고 있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질문과 함께 생각을 거듭해 보았다.
목회자의 길을 걸어 온지 30년이 넘었다. 단독 목회는 17년째 감당하고 있다. 돌아보니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 중에서 집을 빼고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이 교회이다. 필자는 이민 교회를 개척해서 섬기고 있다. 이민 교회 대부분은 현지 교회를 빌리거나 커뮤니티 센터와 같은 공공장소를 빌려서 사용한다. 물론 10-15% 교회는 자기 건물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그런 상황 중에 본인은 특별한 은혜로 교회 건물 안에 사무실까지 제공을 받아 목회를 하고 있다.
목회를 지속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개의 충전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영성을 위한 영적 충전소이다. 공간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기에 6:00-8:00(화-금) 2시간씩 예배당에서 기도를 가진다. 모든 기도와 간구를 들으시는 주님께 기도하고 주께서 말씀하시는 음성을 듣는 소통의 시간이니 충전이 되어진다.
두 번째 장소는 안식처인 집이다. 작년 12월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새 집에 들어갔다. 이 과정을 이야기하려면 한편의 간증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집은 피난처이자 안식처로서 마음과 육신의 충전소가 된다. 특별히 피곤할 때 카펫트 바닥에 허리를 펴고 잠시 누워있을 때, 쉼과 안정감이 찾아온다. 아무것도 거치지 않고 쉼과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집이 참으로 좋다.
세 번째 장소가 나에게만 주어진 목양실(사무실)이다. 계약을 따라 제한적인 사용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중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목회를 위한 발전소이다. 성경을 읽고 연구하고 묵상하며 정리하는 곳이다. 업무적으로 오전10:30~오후4:00(수-금) 교회 목양실에 있다.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교회 행정적인 정리나 처리를 하고 교우나 외부 손님 혹은 전도대상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설교를 준비하는 시간이 주를 이룬다.
특히 목요일 오전 시간은 아주 중요한 날이다. 화요일과 수요일 2일 동안 연구를 통해 준비한 설교의 1차 원고가 작성되기 때문이다. 이 시간은 어떤 미팅도 참여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시간이란 의미이다. 2차 원고는 금요일에 이루어지고 마지막 탈고는 토요일 오전에 이루어진다. 목양실은 본인에게 있어서 성도를 온전케 하는 사역을 위한 충전소이자 발전소이다. 그곳에서 이렇게 짧은 칼럼을 쓰고 있다. 주님 보고 계시지요?
정리해서 말하면, 필자에겐 집이 세 개가 있는 셈이다. 영혼이 살아 숨쉬는 예배처가 하나이고, 육신의 안식을 통한 쉼의 장소인 집이 하나이고, 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목양실이 나머지 하나이다. 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나만의 우주가 펼쳐지는 목양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