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결선의 희망 - 고창범 목사
at 2025-08-29 16:32:04.0 / 6 조회수지금 이 글을 쓰기 3일 전, 다시 시작된 아내의 항암으로 영양섭취를 위한 선식을 구입하기 위하여 구입처에 갔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한쪽 구석에 88건반 전자 키보드가 보였다. 혹시 사용하지 않아서 팔려고 할까 싶어서 물어보았다. 아이들이 물을 쏟아서 센서가 고장난 관계로 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 안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혹시나 고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대신 버려주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건네주었다.
요즘은 멘탈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 잡생각을 날리기 위한 전략으로 집에 오자마자 테스트를 해 보았다. 살짝 손을 얹고 소리가 나는 기적을 보여주시길 기도했다. 전원까지 잘 들어온다. 볼륨을 올렸다. 그리고 건반을 눌렀다. 아 이럴 수가 소리가 안 난다. 순간 “이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마구 만져 보았다.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무슨 소리가 난다. 데모 버전으로 입력된 멋진 음악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머리에 번쩍이듯이 주어지는 메시지가 있다. “수리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 보였다. 그리고 유튜브를 뒤져서 분해와 건반 분리 및 센서 점검 및 청소해 주기 등등을 알게 되었다. 1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서 분해를 했다. 물이 스며들었다는 부위를 중심으로 50여개의 건반을 빼고, 그 아래 숨어 있는 센서까지 해체하고 깨끗이 닦고 드라이기로 잘 말렸다. 더욱 꼼꼼하게 작은 연결선들까지 뺏다가 다시 꼽았다.
그리고 시도했다. 여전히 안된다. 포기할까 싶어 다른 일을 하면서 생각을 해 보던 중에 문뜩 한쪽 구석진 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연결선이 발견되었다. 문제는 그것과 호환될만한 연결 부위가 건반 쪽 센서에는 안 보인다. 어차피 안되는 상태니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래서 회로를 비롯해서 작은 스티커까지 다 확인해 보았다. 그 때 놀랍게도 누군가 테이핑한 것만 같은 곳 안에 연결 입구가 보였다. 연결했다. 건반을 눌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여전히 작동이 되지 않는다. ‘아 이런~’ 하면서, 혹시나 하고 볼륨 레벨을 보았다. 어이가 없다. 제로에 있다. 빨리 중간으로 올렸다. 순간 어메~이징 기적과 같이 그랜드 피아노 소리가 난다. 한국말로 “심받다”, 영어로 “유레카(Eureka)” 짧은 성취감으로 기분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러면서 현재 필자에게 주어진 정황이 겹쳐지듯이 주어지는 위로가 있었다. 가정과 목회 현장에서 사방이 막힌 것 같아도 주님의 또 다른 연결선이 있을 수 있겠다는 소망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감동으로 주시는 메시지는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보장된 환경을 의지하지 말라고 하시는 듯하다. 그리고 하나님의 비전을 보고 당장 주어진 현재를 순종하라고 하신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결심을 했다.
소책자에서 시간의 정의를 보았다. "돌아오지 않는 시간은 추억이고 기다리는 시간은 소망이란다." 주어진 현재는 소망으로 기다리면서...